2017. 3. 31. 필자는 의뢰인의 위임을 받아 울산지방법원에 채권가압류를 신청한 일이 있습니다. 
민원인은 신종피싱범죄로 피싱조직원의 계좌에 1억 원을 송금한 후 이 계좌를 동결하기 위해 다른 법무사를 통해 하루 전 가압류신청을 접수해 놓은 상태였는데, 마음이 불안하여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전자소송을 통해 가압류를 신청하면 더 신속히 처리된다는 것을 알고 기왕에 접수한 서면 가압류신청을 취하하고 필자에게 전자가압류 신청을 의뢰했습니다.

 의뢰인은 ‘1억 원의 잔고증명서가 필요하다’고 접근한 피싱조직원의 말에 속아 인감증명서, 사업자등록증, 통장, OTP, 휴대폰 등을 받고 그 조직원의 계좌로 1억 원을 송금한 후 '전일자 잔고증명'을 받기 위한 거래기록만 남기고 자정을 넘겨 1시간 내 다시 재송금받기로 했는데 이 돈을 반환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한 사안입니다. 의뢰인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는데 1억 원을 송금받은 피싱조직원은 이미 지명수배중인 자로 두고간 휴대폰은 당일 개통된 것이었고, 송금계좌 통장도 최근 사고 재발행된 것으로 의뢰인이 송금한 직후 바로 분실신고가 접수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도주했던 피싱조직원이 타지에서 통장재발행 신청을 하고 1억 원의 인출을 시도하다가 의뢰인의 신고로 인해 범죄계좌로 등록되어 불발에 그치자, 피싱범죄조직원들 간에 허위로 1억 원의 금전소비대차 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7일 후 집행문을 부여받아 그 집행권원으로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통해 강제 인출해 내겠다는 피싱조직 내 법무팀의 대응이 있었습니다. 이를 알게된 의뢰인은 그제서야 부랴부랴 채권가압류를 신청하기에 이른 것인데 피싱조직 법무팀의 강제집행보다 먼저 제3채무자인 은행에 가압류 결정이 도달할 수 있겠느냐 하는 초조함에 피가 말랐습니다.

 이에 따라 울산지방법원 제32민사단독은 사건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접수한지 3시간 만에 보증보험증권제출의 담보제공명령을 내리고 이틀간의 휴일을 지나 2017. 4. 3. 바로 결정을 송달하여 그 결정은 2017. 4. 4.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었습니다. 다행이 이 결정이 송달되기 전 다른 압류는 송달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같은 날 채권처분금지가처분도 함께 따라 신청했는데, 이 금전채권가처분을 접수받은 울산지방법원 제31만사단독 역시 신속하게 결정하여 2017. 4. 3. 보증보험증권제출의 담보제공명령을 내리고 2017. 4. 3. 결정을 송달하여그 결정도 2017. 4. 4.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었습니다.

 위 가압류와 가처분의 본안사건에 따라 어떤 형태로 범죄피해금원을 회수할 것인지는 차후문제이지만 법원의 발빠른 대처로 추가 범죄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사법절차가 신종 범죄행위에 도구로 조력하는 모욕적인 결과에 이를 뻔한 이번 신종피싱범죄에 '국민을 위한 사법'이라는 신뢰를 확인하는 좋은 사례가 되었습니다. 또한 전자소송의 위력을 제대로 확인한 사례로 보전처분의 밀행성과 신속성에 가장 부합하는 사법서비스의 최적시스템임을 재확인하였습니다. 의뢰인을 통해 법원의 전자소송시스템 구현과 실천에 대한 많은 감탄과 찬사를 받았기에 대신하여 감사드립니다.